식물의 정신세계,..
식물도 살아있다,..
"거짓말 탐지기 전문가인 클리브 백스터는 팀지기를 개조한 검류계의 전극을 백합과의 열대 관목인 '줄무늬 드러시너'의 잎에 부착한 후, 실험을 하다가 전극을 연결시킨 잎사귀르루불에 태워 봐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가 불을 떠올리면서 성냥을 가져오려고 움직이기도 전에 검류계의 바늘이 급작스럽게 움직이면서 그래프의 도표가 위로 쭈욱 올라갔다.
그가 그 방을 나와 성냥 몇 개를 가지고 다시 돌아봐보니, 도표에는 또 다른 급격한 감정의 변화로 보이는 기록이 남겨져 있었다.
그가 짐짓 거짓으로 잎사귀를 태우려는 시늉을 해보이자, 이번에는 전혀 아무런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식물이 인간의 의도가 정말인지 거짓인지를 확실히 구별할 줄 아는 것처럼 말이다.
그 이후 상추, 양파, 오렌지, 바나나 등을 비롯하여 25가지도 넘는 식물과 과일들을 실험했지만 관찰한 결과는 모두 비슷했다."
"비비안 윌리는 자신의 집 정원에서 범의귀 잎사귀 두 개를 뜯어다 하나는 침대에, 하나는 거실에 놓아 두었다. 그녀는 한달 동안, 아침마다 일어나 침대의 잎사귀에를 바라보고 계속 살아있으라고 말하고, 거실의 잎사귀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한달 후 그녀가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았던 거실의 잎사귀는 갈색으로 변한 후 썩어 가고 있었는데, 매일 관심을 기울여 주던 침대의 잎사귀는 여전히 싱싱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전자 전문가인 피에르 폴소뱅은 백스터의 '정신 감응 장치'를 자신의 방에 설치하고 검류계와 한 그루의 필로덴드론을 연결했다.
그가 전기에 감전되는 실험을 하여 충격을 받자, 검류계의 바늘이 갑자기 뛰었다.
그 뒤에 그가 직접 전기 충격을 받지 않고 단지 그 때의 느낌을 되살리는 것만으로도 식물에게 똑같은 반응이 일어났다.
특이했던 현상은 그가 집 안이 아니라 멀리 떨어진 사무실이나 타지로 출장을 떠나서 고통이나 충격, 기쁨을 느꼈던 동일한 시간에 필로덴드론이 반응했다는 것이다."
"뿌리를 뜨거운 물 속에 담그자, 보리 싹이 내 눈 앞에서 문자 그대로 비명을 질렀다.
이 식물의 '소리'는 대단히 민감한 특수 전자장치에 의해 나타나는 것이었는데, 넓적한 종이 밴드 위에는 이 불쌍한 식물이 지르는 '끝없는 눈물의 골짜기'가 그대로 기록되어 나타났다.
단말마를 발하는 보리 싹의 고통을 말해 주듯, 기록계의 펜은 흰 종이 위에다 심한 기복을 그려 댔다.
그저 식물 자체만을 보아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잎사귀는 여전히 푸르고 줄기도 곧게 서 있건만, 식물의 '조직체'는 이미 죽어 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 내부의 어떤 '두뇌' 세포가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를 말해 주고 있었던 것이다."
"재라늄은 자신에게 물을 주고 흙을 다듬어 주고 상처를 치료해 준 사람과 자신을 비틀고 찟고 자르고 불태웠던 사람을 기억했다.
후자의 사람이 나타나자 식물의 반응 측정기의 기록계의 바늘이 아주 거칠게 움직였다. 자신을 괴롭히던 사람이 자리를 뜨고 마음씨 좋은 사람이 다가오자 제라늄은 그제서야 안정을 되찾았는지, 기록계에는 아주 평온하고 부드러운 파장이 나타났다."
"오르간 연주자이자 메조소프라노 가수인 도로시 리털랙은 호박, 옥수수, 백일초, 금잔화 등을 대상으로 2주일 동안 동일한 생장 조건 속에서 음악이 식물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했다.
한 쪽은 고전 음악을 틀어주고, 다른 쪽은 시끄러운 록 음악을 틀어주었다.
록 음악을 들려준 쪽의 식물들은 처음 이상하게 키만 자라더니 나중에는 형편 없이 작은 잎을 내거나 발육이 아예 중단되어 버렸다. 금잔화는 2주일도 버티지 못하고 죽어버렸다.
고전 음악을 들은 식물들은 음악 쪽으로 줄기를 뻗어 나갔고, 훨씬 상태가 좋았으며 금잔화는 꽃을 피우기까지 했다."
- 피터 톰킨스, 크리스토퍼 버드 <식물의 정신세계> 중에서...
- 우리의 고정 관념과 '상식'은 식물과 동물, 동물과 인간, 인간과 자연을 전혀 다른 차원에서 다루면서 서로를 분리하지만, 실제 적지 않은 실험과 사례는 그러한 우리의 '상식'이 맞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는 우주와 자연과 생명체에 대해 아는 것이 극히 미약하다. 이 책은 식물을 통해 그것을 알려준다.
- 식물과 동물, 아니 소위 무생명체와 생명체 간의 구분도 명확하게 그어지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이 오감을 통해 바깥 사물을 인식한다고 하여 동물과 식물도 그럴 것이라는 것은 대단한 착각일 수 있다. 수 천 킬로미터를 이동하는 철새나 전자파로 사물을 인식하는 박쥐처럼, 식물은 인간과 전혀 다른 감각기관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지난 수 십 억년간 지구 상에서 진화하면서 살아남을 수 있었겠나..
- 인간의 오만함과 자연에 대한 파괴행위에 대해 더 이상 늦지 않도록 성찰해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