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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국정 농단(聾斷) 세력이 있었다면 먼저 찾아내 뿌리를 뽑는 비상한 처방을 내려야 한다. 어쩌면 지금 터져 나온 의혹들도 훗날 이 정권을 비극으로 몰고 갈 사건의 사전 경고일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뼈아픈 얘기이다. 잘못 되도 한참 잘못된 국정운영을 지적하는 내용이다. '정권의 비극'이라는 얘기는 결말을 암시하는 것이어서 더 뼈아프다. 정말 뼈아픈 것은 이런 주장을 펼친 주체가 조선일보라는 점이다.
박두식 논설위원은 조선일보 7일자 30면 <실세 인맥, 그때 잘랐더라면>이라는 칼럼에서 "이제 막 불붙기 시작한 권력 실세 인맥을 둘러싼 의혹과 논란이 어디까지 번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지금껏 억눌려 왔다고, 불이익을 당해 왔다고 생각해 온 기관과 사람들이 곳곳에서 등장할 것이다. 그렇다고 불길이 가라앉기만 기다리는 것은 정권의 내리막길을 재촉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조선일보 직격탄, 뼈아픈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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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7월7일자 30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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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여기까지 왔는가. 이명박 대통령의 공식적인 임기는 8월25일이면 절반이 끝난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일을 기준으로 한 실질적인 정치적 임기는 6월19일로 절반이 지났다. 하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벌써부터 '조기 레임덕' 얘기가 나오고 있다는 점은 뼈아픈 얘기다. 정말 뼈아픈 얘기다. 이명박 정부의 실패가 국민의 행복일 수는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잘하고 좋은 평가를 받는 게 더 바람직한 일이다. 그래서 더 이명박 정부는 잘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심각하다. 조선일보가 '아픈 칼럼'을 썼기 때문만이 아니다. 7일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얘기는 충격적이다. 영포회 사건은 권력투쟁이라고 주장했다. 그럴 수 있다. 야당 원내대표가 그런 주장 펼칠 수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청와대 내부에서나 한나라당에서 제보가 들어온다고 얘기했다. 국정 농단에 대해 여권 핵심부에서 야당에 제보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콩가루 정부' '당나라 정부'도 이런 모습은 아니다. 도대체 이런 주장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이런 얘기가 나돈다는 자체가 얼마나 창피한 얘기인가.
청와대가 야당에 '국정농단' 제보한다니
이명박 정부는 이제 임기 절반을 보낸 정부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아직 해야 할 일도 많다. 레임덕도 예의와 정도가 있다. 청와대에서 벌어지는 일은 실소를 금할 수 없다. '궁중암투(宮中暗鬪)'라니, 창피한 얘기 아닌가.
청와대 내부의 특정 세력과 다른 세력이 서로 살아남기 위해 낯부끄러운 충돌을 하고 있다는 게 언론에 포착되고 세상에 알려지고 있는 상황은 이명박 정부의 국정장악력이 심각한 위기상황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어떤 대통령도 레임덕은 없을 것이란 자신감을 밝혔다. 도덕성을 앞세운 노무현 대통령도 그런 얘기를 했지만, 레임덕은 피할 수 없었다. 아무리 주변부를 제어하고 주의를 줘도 권력 주변에 도사린 '독버섯'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 진정성 정치 펼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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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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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한나라당에서 야당에 국정농단을 폭로해달라고 제보를 하고 있단다. 정부의 성공과 국민의 행복은 아랑곳없이 권력의 단맛을 누리려는 이들과 그로 인한 썩은 고름이 악취를 풍기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런 황당한 상황을, 당황스러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여론조사기관이 발표하는 대통령 국정운영지지도 40%, 50% 주장으로 면피가 되겠는가. 월드컵 태극전사들을 청와대에 초청해 '부부젤라'를 불고 박지성 선수의 2014년 월드컵 출전 권유를 하는 것으로 민심을 잡을 수 있겠는가.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의 기본은 국민통합이다. 겸허한 여론수렴이다. 청와대가 직제 개편을 한다고 한다. 사회통합수석을 신설한다고 한다. 변화의 의지를 보여주려는 모습까지는 좋다. 이제는 진정성을 보여야 할 때이다.
적당한 눈속임으로 국민이 넘어오지 않는다는 것은 깨닫지 않았는가. 진정성의 기본은 국민 감동을 불러오는 변화이다. 시장에 나가 상인들과 포옹하고, 어묵을 먹고, 찐빵을 먹고, 막걸리를 마신다고 감동이 샘솟는 게 아니다.
'오만의 대못' 뽑으려면 4대강 사업 중단해야
국민이 반대하는 '오만의 대못'을 뽑아야 한다. 4대강 정비사업 중단을 선택해 보라. 꿈쩍도 하지 않을 것 같은 대못을 뽑는 대통령 모습에서 감동은 살아난다. 국민 속에서 살아 숨쉬는 대통령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다.
대통령 레임덕도 예의와 정도가 있다. 싫건 좋건 이명박 대통령을 뽑아줬던 국민이 있다. 적어도 그들에게 실망을 주는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아 있다. '영포 라인' 문제부터 상식적으로 합리적으로 처리하기를 바란다.
'도마뱀 꼬리 자르기'로는 감동의 정치는 꿈을 꾸지 못한다. 배후는 누구인가, 진짜 몸통은 누구인가. 철저하게 밝히고 국민에게 반성과 사과의 뜻을 전해야 한다. 거대한 민심의 강물을 제어하는 '둑'은 오만과 독선 때문에 작은 균열이 점점 커져 둑이 무너지는 상황까지 올 수도 있다. 국정운영의 둑이 무너지면 이명박 대통령의 실패로 머물지 않는다.
국정실패에 대한 경고, 경청해야
국민이 힘들어진다. 서민이 어려워진다. 무너지는 둑을 복원하는 가장 좋은 해법은 '진정성 정치', 바로 감동의 정치이다.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다. 어쩌면 마지막 기회인지도 모른다.
조선일보 논설위원 칼럼의 마무리 문장에 긴 여운이 남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어쩌면 지금 터져 나온 의혹들도 훗날 이 정권을 비극으로 몰고갈 사건의 사전 경고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