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뭐야?

100년 새 ‘2.3도 ↑’ 불타는 한반도 

22day 2011. 6. 26. 15:32

100년 새 ‘2.3도 ↑’ 불타는 한반도
장마 뒤 폭염… 최악의 여름 예고

장맛비가 며칠째 내렸습니다. 반가운 마음이 금세 사라질 정도로 많은 비였습니다. 6월의 날씨답지 않게 푹푹 찌던 폭염의 기세는 꺾였지만 이제는 비 피해가 염려됩니다. 태풍도 온다고 하네요. 불과 며칠전만 해도 시원한 비와 바람이 그리웠는데 이제는 너무 많은 비가 오지 않을까, 태풍은 심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그런데 더위가 한풀 꺾였다고 안심하긴 이른 듯합니다. 장마가 끝나면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다고 하네요. 문제는 올 여름 더위의 기세가 어느 해보다 사나울 것이라는 겁니다. 사상 유례 없는 ‘찜통더위’가 예상된다는 건데요. 비도 예년 여름보다 많이 온다고 합니다.

기상청도 6월 후반부터 7월 후반까지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강수량이 많고, 8월부터는 평년보다 기온이 높아지면서 열대야가 자주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폭염에, 많은 비에, 벌써부터 여기저기서 ‘최악의 여름’이 오는 것 아니냐는 걱정 어린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악의 여름이 될 것이라는 징후는 이미 나타났죠. 더위가 한 달이나 일찍 찾아오면서 지난 20일 서울과 경기, 강원, 전북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졌습니다. 폭염주의보는 6-9월 사이 최고 33도 이상, 최고열지수 32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때 발령됩니다. 또 최고 35도 이상, 최고열지수 41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 폭염경보로 격상되는데요.

지난해 폭염주의보는 경기·강원은 7월 19일, 서울은 8월 20일에 발령됐습니다. 경기·강원은 한 달, 서울은 무려 두 달이나 빨리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셈이죠. 지난 20일 폭염주의보는 일종의 ‘예고편’인데요. 예고편이 이 정도면 본편은 얼마나 위력적일지 벌써 걱정이 앞섭니다.

물론 한반도가 뜨거워지기 시작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1910년 22.6도였던 여름철 평균기온은 2010년 24.9도로 상승했습니다. 1991-2000년 한반도 연평균 기온은 13.5도로 1912-1990년의 12도에 비해 1.5도나 상승했는데요. 이는 같은 기간 세계 평균기온 상승폭(0.6도)의 2배에 달합니다.

기억하겠지만 작년에도 무척이나 더웠죠. 흐르는 땀을 닦아낼 새도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으니까요. 폭염특보 발령횟수도 2008년 666회에서 작년에는 736회로 크게 증가했었습니다. 6-8월 92일 중 평년보다 기온이 높은 날이 81일에 달했을 정도인데요. 올해가 작년보다 더 더울 것이라고 하니 올해 폭염의 기세를 대충 짐작할 수 있겠죠.

찜통더위는 참기 어려운 고통을 넘어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합니다. 실제 지난해 여름에만 모두 455명이 열사병, 일사병, 열실신 등의 폭염피해로 치료를 받았구요. 이 가운데 8명은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정도면 ‘더위가 사람 잡는다’는 말을 허투로 듣고 흘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또 폭염은 오존농도를 높이고 식중독균 확산도 빠르게 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기온이 1도 올라가면 유행성출혈열 발병률은 22%, 말라리아는 3%나 증가한다고 하네요.

전력수급도 큰 문제입니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전력공사가 분석한 올 여름 최대전력 수요는 7477만kW인데요. 이 같은 수치는 지난해보다 7.0%나 늘어난 것입니다. 이 가운데 여름 냉방에 필요한 전력수요만 작년에 비해12.3% 증가한 1729만kW로 전체 전력수요의 23.1%를 차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공급능력은 작년보다 6.2% 늘어난 7897만kW로 공급예비력은 420만kW(예비율 5.6%)를 확보해 놓은 상태인데요. 재작년 여름 예비율이 14.9%에 달했고, 작년에도 6.4%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폭염이 일찍 찾아온 여름은 전력 사정이 그리 넉넉지 않은 형편입니다.

피부로 느낄 수 없지만 ‘최악의 여름’과 맞서기 위한 전쟁은 이미 시작됐는데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미 ‘2011년 폭염대비 종합대책’을 내놨습니다.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교육과학기술부, 국토해양부, 식품의약품안전청 등이 전방위적인 폭염 예방대책을 마련했구요. 지자체도 별도의 대응방안을 준비해 놓은 상태입니다.

장맛비는 다음주에도 계속된다고 하네요. 일단 비 피해 예방에 주력할 때입니다. 태풍과 폭우, 게릴라성 집중호우와 같은 이상기후는 예년에 비해 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그래도 만전은 기해야겠죠. 그 다음은 폭염입니다. 정부도 대책을 내놨지만 ‘최악의 여름’에 대비하기 위한 각자의 준비도 중요합니다.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며 올 여름을 즐겁고 시원하게 보내기 위한 ‘나만의 프로젝트’를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

김형석 기자 kimhs@daejonilbo.com



<첨부1>최근 여름철 평균기온 추이.

<첨부2>올 여름 전력수급 전망.

<첨부3>2010년 폭염피해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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